[에세이] 2024년 상반기 서평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살다보면 새로운 영역을 탐색해볼 때가 생깁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이 때, 도구는 기존에 잘 다루던 것과 새롭게 습득해야 하는 도구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도구는 단 1개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무슨 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가장 잘 다루는 도구를 챙겨가는 것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존에 잘 다루던 도구가 새로운 문제를 푸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까요? 물론, 해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쩌면 챙겨가야 할 것이 도구가 아닌 다른 무언가일지도 모르죠.

필자는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것으로 태도와 마인드셋을 뽑아보았습니다. 기존에 잘 해왔던 생각 속에는 기술만능주의가 녹아있었습니다만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점을 느꼈습니다. 기존에 잘 해왔던 것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생각을 정리하며 다르게 살아가기 위하여 자신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탐색하게 되었습니다.

수단과 본질 (장기하 산문, 상관없는거 아닌가?)

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 교보문고

떠나는 길에 니가 내게 말했지 '너는 바라는게 너무나 많아' ... - 노래 밤양갱 가사 中 발췌

2024년 2월, 한 노랫말이 귓가에 맴돌기 시작합니다. 바로, 가수 비비의 "밤양갱"이라는 노래의 가사였습니다.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선명한 가사와 왈츠풍의 단순한 멜로디에 빠져서 작곡가를 찾아보았습니다. 과거 "장기하와 얼굴들" 밴드의 장기하님이 창작한 노래였습니다.

문뜩, 장기하님의 노래를 처음으로 들었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2010년 쯔음에 노래 "싸구려 커피"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습니다. 분명 보통의 K-POP과는 개성이 다른 노래였습니다. 우중충한 방구석이 연상되는 가사와 우리말의 맛을 살린 독특한 창법이 특징이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에는 "뭐야... 이런 노래가 다있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상하리만큼 찾아듣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2010년에 만난 "싸구려 커피"와 2024년에 만난 "밤양갱"과 같이 장기하님의 손에서 탄생한 노래는 당 대의 노래들과는 다르면서도 시간이 흘러도 찾아듣게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노래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보았습니다.

내가 만드는 노래는 일종의 잡담인 것이다. 거기에 담은 나의 마음이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아 공명하면, 그는 내 노래에 위로 받았다고 느끼는 것이고 말이다. - 상관없는거 아닌가 p255 中 발췌

장기하님의 노래에는 사람의 마음이라는 선명한 메시지가 담겨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릴 적에는 노래의 멜로디나 스타일만 들었기에 독특한 음악이었다는 인상만 남았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20대 후반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들은 장기하님의 노래에서는 마음이 들렸습니다. 물리적 개념을 차용해왔지만 "공명"이라는 표현이 몸소 느껴졌습니다. 인생에서 조금 힘든 시기가 있을 때, 위로해주는 힘을 가진 노래였기 때문입니다.

'장기하와 얼굴들' 1집 성공에 힘입어 야심차게 다양한 요소를 추가해 화려하게 만든 2집을 제외하면, 그 후의 모든 음반 작업은 일관되게 불필요한 것을 줄여나가는 과정이었다. 3, 4, 5집 모두 직전 음반들에 비해 소리는 줄이고 여백은 늘리기 위해 노력 했다. - 상관없는거 아닌가 p77 中 발췌

20대 후반이 다가오는 필자의 마음에 장기하님의 음악이 울림을 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백을 남기는 미니멀리즘 철학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우리 말 맛을 살린 보컬 스타일과 여백이 있는 밴드 연주 모두 그가 생각하는 음악의 본질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본질을 추구하면 방법은 어떤 것을 사용해도 상관이 없지요. 그래서 장기하님의 음악은 시간이 흘러도 청자가 아는 만큼 다르게 들리는 매력이 있었나봅니다.

마음 속에 채워넣은 온정 (김창완 에세이, 찌그러져도 동그라미 입니다)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 김창완 - 교보문고

누구나 마음속에 본받고 싶은 인물 한명씩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장기하님의 음악에 큰 영향을 주었던 사람을 찾아보면 밴드 '산울림'의 김창완님이 등장하십니다. 대표적인 노래로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는 도입부 간주만 3분이 넘는 등 보통의 음악 형식에서 벗어난 양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김창완님은 올해 초까지 23년간 진행하였던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줄여서 아침창)을 진행해온 약력이 있습니다. 매일 아침 라디오 오프닝 멘트를 직접 작성한 것을 엮어서 책으로 발간되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언제든지 소비할 수 있는 온디멘드 OTT, SNS 플랫폼의 자극적인 컨텐츠에 길들여져 갈 무렵 화면도 안보이는 레거시 미디어인 라디오가 웬말이냐 싶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 나름 대로의 매력이 있습니다.

라디오의 매력은 실시간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연결성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라디오 애청자는 정해진 시간마다 튜너의 주파수를 맞추어 방송을 듣습니다. 오직, 진행자의 목소리와 서로를 위한 추천곡을 들으며 전국 방방 곡곡을 연결합니다. 전통적인 매체인 만큼 방송 참여자의 연령층도 다양합니다. 인생을 먼저 살아본 사람들의 경험과 일화를 들으며 상상해보는 묘미가 있습니다. 가끔은 자신의 이야기를 보내보기도 하고요. 그래서 같은 시간대에 방송을 듣는 사람들은 가족처럼 친근하게 여기는 매력이 있습니다.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소비하는 매체인 만큼 느리고 불편합니다. 하지만 따듯합니다. 라디오 방송의 꽃은 명절 연휴에 빛을 보입니다. 전 국민의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화를 공유하다보면 자본주의 경쟁에 시려왔던 가슴은 저리가고 따듯한 온정이 채워집니다. 특히, 온정은 나눌 수록 더 커지는 성향을 지늬는데 지금 이 시점에서도 라디오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것은 여전히 유효한 것 같습니다. 갑자기 웬, 라디오에 관한 소개를 하는지 의구심이 들 수 있습니다만 이 책에는 라디오 문화권의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있기에 소개해보았습니다.

세상살이라는 게 그렇게 자로 잰 듯 떨어지지 않습니다. 좀 여유롭게 생각하세요. 제가 지금부터 동그라미를 여백이 되는 대로 그려보겠습니다. (중략) 마흔 일곱개를 그렸군요, 이 가운데 V 표시를 한 두개의 동그라미만 그럴 듯합니다. 회사 생활이란 것도 47일 근무 중에 이틀이 동그라면 동그란 것입니다. 너무 매일매일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그렇다고 위에 그린 동그라미를 네모라고 하겠습니까, 세모라고 하겠습니까? 그저 다 찌그러진 동그라미들입니다. 우리의 일상도~ - 찌그러져도 동그라미 입니다 中

책의 내용에는 김창완님이 아침 출근길에 만나는 일상을 소개하며 따듯한 어른의 삶에 관한 조언이 담겨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라디오에서 듣던 김창완님의 목소리가 글말의 행간에 들려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여유로운 풍경에 필자의 마음마저 따듯함이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매 순간의 경쟁에 가슴이 시려올 때, 김창완 선생님을 찾아보며 따듯함을 채워넣게 되었습니다. 따듯함을 나눌 때 배가 되는 것을 느끼며 자신을 위해 온정을 배푸는 낙관주의적 사람이 되고자 개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쟁과 경쟁 사이 (손무 지음, 박훈 옮김,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손자병법)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손자병법 | 손무 - 교보문고

누구든지 무언가를 얻고자 새로운 도전을 하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자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힌트를 얻고자 대표적 병법서인 "손자병법"을 탐독해보게 되었습니다. 필자가 읽어낸 핵심 메시지는 효율적인 전쟁 승리를 목적으로 하는 병법서가 아닌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에 토대를 둔 전쟁을 본질로하여 최소한의 싸움을 이끌어내는 것이었습니다.

필자가 실전에서 전략을 세우고자 활용한 구절이 있습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고 지형을 알아야 한다"는 대목이었습니다. 흔히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혹은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구절을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로 손자병법서에서 기원하였습니다. 근데, 이 말 속에는 지형에 관한 개념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아군의 실력이 적군보다 유리한 실정에서도 아군이 불리한 지형에 있다면 승리할 가능성은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유능한 장수는 지형이 전투에 유리한지 헤아려 아군을 사지로 있끌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한 전략을 세울 때에도 위 사항을 적용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에 대해서 파악하는 경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철저한 자기 객관화를 통해 자신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선호 사항을 파악하여 어떤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을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새로운 분야의 지형과 마주칠 상대에 관해 파악하여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으로 다수가 몰려있는 장소에서 1등하거나 나만의 리그를 만들어 1등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수가 몰려있는 장소가 상당히 전통적인 분야라면 강자와의 싸움에서 패배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분야의 강자들은 몸집이 무겁기 때문에 다른 분야로 이동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습니다. 나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분야에서는 상대와 지형을 파악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은 같은 곳에 살아도 서로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다른 세상에서 살고있기에 필자 자신 또한 마음 먹기에 따라 세상을 다르게 살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태도와 마인드셋을 가다듬어 세상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도록 자신을 수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최소한의 도구 (EBS 미디어(기획), 함수 통계 기하에 관한 최소한의 수학지식)

함수, 통계, 기하에 관한 최소한의 수학지식 | 염지현 - 교보문고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뇌는 경험을 바탕으로 감각을 해석하기에 착시와 같은 효과를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마다 저마다의 경험을 가지고 있을 터이니 같은 대상을 보아도 대상에 대한 이해나 해석은 여러가지가 존재할 수 있을 겁니다.

필자는 어린 아이의 시선에서 세상의 있는 그대로를 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카메라와 그림의 관계가 떠오릅니다. 카메라는 렌즈의 시야각이나 색상 처리 기술의 차이로 기종에 따라 결과물의 차이가 있을 순 있으나 현실 그대로를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림은 시대상에 따라 그리고 화가의 가치 철학에 따라 사물을 해석하여 표현합니다. 그리는 대상은 동일하지만 결과물은 관점에 따라 전혀 달라지는 것입니다.

인간의 시선으로써 대상을 완벽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수학의 발전사를 따라가보며 수학자들이 사물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관점을 차용하오면 본질을 향한 해석 과정의 오류를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움직임과 변화를 해석하고자 함수를 활용하고 대상의 성질을 파악하고자 통계 지식을 살펴보며 데이터가 불러오는 편향성에 이해하며 조세 제도의 발전과 함께해온 기하학을 통해 선조의 해석에 관한 지혜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가끔씩, 무언가 너무 깊은 의구심이 들 때가 있을겁니다. 그저 내 마음속 생각이 얽혀서 창조해낸 "생각" 뿐인지 아니면 사물의 진실된 특성인지 다시 한번 정리하도록 심신을 수양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무리

기본에 집중하는 것

새로운 일에 도전하다보면 덜컥 겁이 날 때가 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잘 될 수 있는 일들도 꼬이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을것입니다. 그럴 수록 "기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기본은 "통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필자에게 있어서 기본을 키우는 일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키우는 일과 같은 의미입니다.

앞서 사람마다 저마다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는 필자의 해석을 소개했습니다. 필자의 세계관에서는 정신 수양을 통해 기본에 집중하여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면 필자가 바라보는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로 연결됩니다. 그러기에 사람과 세상은 이어져 있으며 해답은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필자가 생각하는 행복한 자신을 만드는 방법은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에 온정이 부족하여 시린 가슴이 느껴진다면 주변인들에게 따듯한 사람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미래에 더 나은 자신으로 가꾸어 나가고 싶다면 좋은 것들을 보고 들으며 미래에 관한 낙관주의를 주변인들에게 나누면 됩니다. 그리고 좋은 것들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면 행복해집니다.

지난 시간 동안 필자가 되뇌여온 말이 있습니다. 세상의 성취는 99%의 노력과 1%의 운수로 달성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무언가를 달성한는 과정에서 1%의 운수를 포함시킨 이유는 자신의 부족함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인정하는데서 기원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래를 낙관하며 99% 노력으로 채워넣는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나갈 의미와 원동력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구와 시스템은 무죄

도구와 시스템을 통해 도출된 결과물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세상에 공감하며 온정을 전파하는데 사회 제도를 활용한다면 그것이 본질일지는 몰라도 우리 사는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것은 분명합니다.

돈이 수단인 것처럼 자본주의 시스템도 수단입니다. 이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모두의 행복과 풍요를 위해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세상은 이로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매사에 사람의 태도와 마인드가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 내일은 좀더 나을 겁니다. 우리는 해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