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 2023년 회고 3부작 - 2부 중반기 (5월 ~ 8월)

Overview

2023년 한 해 중 중반기 (5월 ~ 8월)의 핵심 경험을 회고해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생각해본다.

베트남 나트랑 여행

베트남의 나트랑에 다녀왔다. 나트랑은 베트남의 중부 지역에 위치한 아름다운 해안 도시이다. 이번 베트남 여행 테마는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다. 우선 나트랑 시내를 중심으로 로컬 맛집을 탐방하였다. 나트랑 도심부터 남부에 위치한 사막 지역인 판랑까지 투어 하며 동남아 지역의 도시 문화를 경험하였다. 나트랑과 깜란 공항 주변 지역에서 수상 문화를 경험하였다. 이번 베트남 여행은 일본에 이어서 인생 두 번째로 해외에 나가보는 경험이었다. 처음이 아니었을지라도 여행하기 전부터 걱정이 많았다. 대한민국 주변국에 관한 정보는 평소에 접할 기회가 있었으나 동남아시아 지역은 지리, 언어, 문화 등의 모든 부분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테마를 바탕으로 여행 일정을 느슨하게 잡아둔 후에 현지에서 무작정 부딪쳐보기로 했다. 다음을 통해 여행 중 기억에 남는 경험 3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여행 중 가장 설레는 순간을 꼽아보자면 여행을 시작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여행 첫날에 예약한 비행기의 출발 시간은 새벽 1시였는데 인천공항에 무려 5시간이나 먼저 도착했다. 여행을 시작 전 공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설렘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항공권의 발권부터 전화기의 로밍까지 주요 처리사항을 완료한 후 햄버거를 먹으며 유유자적 공항을 구경할 때 너무 행복했다. 약 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베트남의 깜란 공항에 도착하니 현지 시간 오전 5시였다. 첫 번째 일정은 베트남 나트랑의 남부의 사막 지역인 판랑을 투어하는 것이었다. 남부의 판랑 지역까지 가는데 3시간 정도 소요되었기에 중간마다 현지 도시 문화를 경험하며 쉬어가는 타이밍이 있었다. 우선 베트남 전통 샌드위치인 반미와 현지 커피를 맛보았다. 반미는 서브웨이 샌드위치와 비슷하게 느껴졌는데 처음 먹어본 베트남 음식 치고는 입에 잘 맞았다. 커피의 경우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짖은 농도로 우려내주었는데 호불호가 갈렸던 것 같다. 농장에 방문해서 양과 사진도 찍고 전통 사찰을 구경하기도 했다. 베트남 쌀은 한 해 삼모작도 가능하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들판의 쌀 농장을 보니 내심 쌀 생산 강국의 위력이 느껴졌다. 판랑 사막에 도착했을 때 모래 사막을 따라 지프 투어를 했다. 적도와 가까운 지역이다보니 사막에서 정오의 태양 빛이 상당히 강렬한 더운 기후로 기억에 남았다.

현지인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둘러보는 것도 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깜란 공항에서 나트랑 시내로 이동할 때까지 길거리를 둘러보았다. 깜란 공항 주변은 비교적 도심 외곽 지역이어서 길목 주변에 새롭게 리조트를 건설하는 등의 개발 중인 토지들이 보였다. 나트랑 시내와 가까워질수록 고층의 숙박업소 건물과 상가가 많이 보였다. 도로에는 수 많은 오토바이 행렬이 보였다. 가끔 도로를 횡단해야 할 경우 신호등과 같은 교통 흐름이 한국보다는 관리되고 있지 않은 축에 속해서 눈치것 건너야 했는데 정말 무서웠다. 현지인의 생활 양식을 보고자 나트랑 시장에 방문해 보았다. 주로 가방, 신발 등의 의류 잡화와 식품류를 찾아볼 수 있었다. 한 가방을 집어서 상인에게 가격을 물어봤다. 보통 시장 가격의 약 2배 정도 부르는 것 같았다. 물건을 고를 때마다 흥정의 연속이었다. 무서운 점 하나가 있다면 베트남 화폐는 "동"을 사용하는데 화폐 표면 단위 액수가 꽤나 크다. 한국 화폐로 환산하며 평가 금액을 산정하고 흥정하는 것을 한 번에 하기란 어려웠던 기억이 남았다. 그럼에도 베트남의 현지 체감 물가는 한국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 상인에게 물건들이 어디서 생산되었는지 물어봤다. 모두 베트남에서 생산되었다고 했다. 저렴한 인건비로 인해 세계의 공장이 베트남으로 옮겨간다고 들은 적이 있었는데 시장에서 그 말을 체감하게 되었다. 베트남이 쌀로 유명한 만큼 현지 쌀국수를 먹어보았다. 한국에서 먹어본 쌀국수와 맛이 유사했다. 일부 향신료용 채소를 제외하면 말이다. 향긋한 채소도 있었지만 도저히 적응할 수 없었던 것들도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새로운 향미를 통해 새로운 지역에 왔을 때 느낄 수 있는 "다름"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나트랑이 해변 도시인 만큼 수상 레저 문화 경험을 빠트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트랑 주위에 위치한 섬을 따라 바다 호핑 투어를 했다. 날씨는 매우 맑았고 바다도 잔잔했다. 섬을 이동하며 수상 레저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전동 요트를 탔었다. 요트가 파도를 타며 달려갈 때 진동이 심해서 정신이 없었지만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섬에 내려서 스노클링을 했다. 바다가 매우 맑아서 물속의 열대어 무리까지도 훤히 볼 수 있었다. 평소 활동적인 일에는 자신이 없었지만 패러세일링도 도전해 보았다. 낙하산을 타고 하늘로 올라왔을 때 민트 빛깔의 푸른색의 하늘이 보였는데 한국에서 보았던 색감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내려올 때는 발아래 세상이 놓아두었다가 다시 바다로 안기는 기분이었다. 새로운 일도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도전해 봐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저녁에 숙소에서 음식을 주문해서 먹었다. 안남미로 만들어진 볶음밥, 익숙해진 단골 메뉴 모닝글로리, 과일들과 키조개 등을 맛있게 먹었다. 놀라운 점은 배달 주문이 가능했다는 점이었다. 한국만 배달의 민족인 줄 알았는데 무려 베트남에서도 배달이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했던 기억이 남았다.

베트남 여행을 통해 느낀 점이 있다. 지리상으로는 한국과 떨어진 편이나 사회적 교류는 비교적 가깝게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트남 정부가 제공하는 관광객 통계를 찾아보니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베트남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의 약 30%가 한국인이라는 정보를 볼 수 있었다. 현지 생활을 위한 소통 과정에서 베트남어를 알지 못해도 영어를 주로 사용하며 부분적으로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위 통계가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 구입한 의류를 입고 있거나 전자제품을 사용할 경우 베트남에서 생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 및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인한 물류 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주요 제품 생산 공장이 베트남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쌀 중심의 식문화가 겹치는 것도 한국인이 베트남의 문화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요인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학교 학부 졸업

2023년 8월, 대학교 4년의 컴퓨터 공학 학부 과정을 마치고 졸업했다. 졸업식은 학위복을 입고 학장님께 학위증과 꽃 한 다발을 수여받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캠퍼스를 한 바퀴 걸으며 곳곳에 남아있는 지난 시간의 추억을 회상하여 졸업 사진을 남겼다. 정들었던 공간을 떠나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으나 나름 후련한 감정도 들었다. 무거웠던 학업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4년의 학부 생활 경험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다음을 통해 학부 생활 중 기억에 남는 경험 몇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학부 생활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요소는 성적과 경험이었다. 매 정규 학기에는 좋은 성적을 받고 싶은 갈망이 강력해서 시험공부와 과제 해결에 전력을 다하였다. 벼락치기 공부를 잘 못하는 탓에 평소 수업을 듣고 스스로 이해해 본 내용을 타인에게 설명하며 틈틈이 시험을 준비했다. 과제는 자신의 힘으로 빠르게 과제 요구사항을 맞추어 최소한의 과제 성과물을 만들어둔 후에 최종 제출일 전까지 주변의 피드백을 받아서 해결해 나갔다. 혼자서 완벽한 과제 결과물을 만들기란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학기 일정을 전체적으로 보면 특정 기간 많은 양의 과제가 몰렸다가 숨 돌릴 틈 없이 시험기간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게 종강 시즌이 오면 한 학기를 전력 질주한 탓에 몸과 마음이 지쳐버렸던 기억이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목표를 달성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선 칭찬해주고 싶으나 건강도 소중히 챙겼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매 방학이 되면 학술적 경험을 실용 영역으로 확장하여 새로운 경험을 얻는 일에 집중했다. 저학년 시기에는 인문학적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컴퓨터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가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아이디어를 기획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사람들의 도전 목표 달성 기록과 연동하여 자랑 콘텐츠를 포스팅을 할 수 있는 웹 서비스를 개발하였던 경험이 있다. 사람들은 자랑하는 일을 좋아하는데 이를 원동력 삼아서 도전 목표가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주자는 아이디어였다. 증강현실 환경에서의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을 기획하여 모바일 앱을 개발했던 경험도 있다. 통신의 역사가 문자부터 이미지와 동영상 콘텐츠와 같은 멀티미디어 서비스 제공의 영역으로 발전했다는 점에 착안하여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해 주자는 것에서 탄생한 아이디어였다. 이들 모두 기획 내용을 간략히 구현할 수 있을 정도만 기술을 배워서 개발했기에 코드 품질 측면에서는 많이 부족했었다. 그럼에도 인문학과 공학의 교차점에서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나갔다는 측면에서 의미 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학생에게 소프트웨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치에도 관심을 가졌다. 우연한 계기로 어느 전공 수업의 커리큘럼 재설계 과정에 참여해 볼 수 있었다. 4바퀴 후륜 구동 방식에 앞바퀴 조향이 가능한 모형 자동차를 조립하여 검은색 선을 따라 주행하도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커리큘럼이었다. 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프로젝트를 따라올 수 있도록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학기 중 조교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이때 교육 자재 개발부터 부품의 관리까지 넓은 업무 영역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럼에도 튜토리얼 형태의 교육에서 대상의 성질 이해 중심으로 학생들의 창의력을 자극하는 교육을 만들어가고자 했던 욕구를 한없이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교육 자료를 만들면서 교육 커리큘럼이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적이라는 점을 느꼈었다. 이를 계기로 학교 밖에서 배움의 기회를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고학년 시기에는 좋은 품질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컴퓨터 기술 전문성을 키우는 방향의 고민을 하게 되었다. 저학년 시기 동안 기획의 고도화에 집중하여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터라 컴퓨터 공학 전공생으로써 갖추어야 할 개발 필살기가 부족했다. 개발 전문성을 얻고자 학교 밖에서 배움의 기회를 찾아나갔다. 우선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곳을 찾아갔다. 마침 학교에서는 방학마다 약간의 학점과 지원비를 받을 수 있는 현장실습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현장실습제도를 활용하여 두 차례 산업체에서의 개발 경험을 얻게 되었다. 첫 번째 회사는 교육산업분야의 중견기업이었다. 사내에서 사용되는 웹 서비스 형태 업무관리시스템의 신기능을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일을 했다. 기획안에 맞추어 스프링부트 환경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연동하여 웹 UI를 구현하는 형태로 업무가 진행되었다. 비즈니스 설계가 담긴 ERD를 해석하며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SQL 쿼리를 구현해야 했기에 데이터베이스 실력이 빠르게 늘었던 기억이 있다. 두 번째 회사는 물류산업분야의 스타트업이었다. 신규 사업인 화물운송중계플랫폼에 사용될 크로스플랫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되었다. 처음 사용해 보는 기술인 플러터를 활용해 프로젝트를 생성하는 것부터 동료 간의 협업 체계를 만드는 것까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시간이었다.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개발 도구의 활용 능력을 습득하고 이를 활용해 하나의 앱을 설계해 본 것이 핵심 경험이었다. 개발 전문성을 코드뿐만 아니라 고객을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협업의 영역으로 확장하여 생각하도록 발전시켜 주었다고 생각한다. 개발 전문성을 얻고자 학교 내에서도 추진한 사항이 있다. 학부 졸업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졸업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졸업 프로젝트로 소규모 화물에 대한 운송사 주선 서비스를 기획하였고 팀장과 클라이언트 개발을 담당하였다. 팀장으로서 주된 역할은 프로젝트의 경영이었다. 기획을 보강하고 개발하기 위해 관련 업계 종사자와 개발자 인재풀을 형성하였다. 외부 사업과 연계하여 프로젝트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운용하였다. 클라이언트는 iOS 앱으로 개발하였다. 다년간 애플의 제품과 철학에 빠져있던 것이 결정에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iOS 앱 개발의 기본부터 학습한 덕분에 클라이언트 앱에 iOS가 제공하는 핵심 사용자 경험을 담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학부 시절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성을 최종적으로 iOS 앱 개발 분야로 구체화시킬 수 있었다.

학부 생활이 성공적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부족했던 부분도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저학년 때는 주위에 무서운 실력자들 틈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고학년 때는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하게 변화한 사회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파도처럼 물 밀듯이 밀려오는 기회에 열심히 노를 저어야 했던 시기도 있었고 실패와 좌절의 늪에서 헤엄쳐야 했던 시기도 있었다. 좋은 경험이던 슬픈 경험이던 모두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일부로써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시간 동안 인연이 닿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싶다. 앞으로를 살아나갈 모두의 삶에 건승을 기원한다.

중반기 추천 도서 - 공학 분야

『프로그래머, 수학으로 생각하라』- 유키 히로시 저자(글) 안동현 번역, 프리렉 [교보문고]

시간이 흐를수록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는 인간 친화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고수준으로 추상화된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보면 형식이 갖춰진 인간의 자연어와 가깝게 느껴질 정도이다. 이런 맥락에서 누구나 프로그래밍 언어의 사용법을 비교적 수월하게 습득 가능한 환경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각종 교육기관의 프로그래밍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는데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그런 탓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기술적으로 잘 다루는 것이 프로그래밍 실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존재하는 것 같다.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다른 관점을 보여줄 수 있는『프로그래머, 수학으로 생각하라』책에 관하여 소개해볼까 한다.

수학을 잘하지 못해도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일반적인 프로그래밍에서 고도의 수학적 지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적 사고에 친숙해지면 많은 경우에 있어서 장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머의 주요 작업 중에는 코드를 리팩터링 하여 기능을 수정하거나 확장하기 쉬운 구조로 관리해 나가는 일이 있다. 리팩토링을 잘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구조를 파악하고 간단히 표현하여 일관성 있는 규칙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에 수학적 사고가 힘을 발휘하게 된다.

책은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반화를 적용하는 모습을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큰 관점에선 판타지의 법칙을 사용하여 현실 문제를 상상의 문제로 치환하고 상상의 문제를 해결했던 방법을 다시 현실에 문제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간다. 현실의 문제를 상상의 문제로 치환하기 위해 작은 수를 활용하여 문제의 규칙과 성질, 구조, 반복 정리 등을 관찰하고 문제의 패턴을 발견하여 일반화시킨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수학적 성질과 도구도 함께 소개한다.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는 다른 수학책과 다르게 각종 수학적 성질이 탄생하게 된 이유를 보여주는 점이었다.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사람은 무엇에 서툴까" 였으며 서투른 부분을 극복하고자 다양한 지혜가 발생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은 큰 수를 다루는데 서툴기 때문에 수의 표기법이 진화해 온 사례를 소개한다. 사람은 복잡한 판단을 틀리지 않고 수행하는 것에 서툴기에 논리가 생겼으며 카르노 맵 등 논리를 단순화하는 데 사용되는 도구를 소개한다. 사람은 많은 물건을 관리하는데 서툴기에 그룹화하여 한 그룹에 있는 것들을 동일시하여 편하게 관리할 수 있음을 소개한다. 사람은 무한히 큰 수를 다루는데 서툴기 때문에 유한의 단계로 무한을 다룬다. 어떻게든 문제의 규모를 줄이거나 복잡한 것을 단순화시킬 수 있다면 기계적으로 반복하여 해결할 수 있기에 컴퓨터의 힘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을 통해 프로그래밍 중 문제를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예를 들어 재귀 함수를 인터넷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그저 함수가 함수를 호출하는 것이란 기계적인 이해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커다란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작은 규모의 문제가 포함되어 있는지 조사하여 재귀적 정의를 유도하고 이를 표현하기 위한 방식으로써 재귀 함수를 다룬다. 문제를 풀기 위한 절차를 고민하는데서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여 풀 것인지 고민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 강력한 도움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