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 2023년 회고 3부작 - 3부 하반기 (9월 ~ 12월)

Overview

2023년 한 해 중 하반기 (9월 ~ 12월)의 핵심 경험을 회고해 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생각해 본다.

100일만 해보자 챌린지

2023년 9월 23일은 좀 특별한 날이었다. 한 해가 지나가기까지 딱 100일만 남은 날이었기 때문이다. 친구의 제안으로 딱 100일 동안 꾸준히 해볼 수 있는 일을 선정하여 매일 수행 내용을 인증해 보는 챌린지에 참여해 보게 되었다. 사실 100일만 해보자 챌린지는 2022년에 처음 시작되어 올해로 2년 차에 접어든 챌린지이다. 2022년에는 독서 습관을 유지하기, 프로그래밍 역량을 키우기 위해 문제를 풀고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경험한 내용을 회고하는 글쓰기 등 실내에서의 활동이 주류였다. 주로 실내에서만 활동하다 보니 체력이 줄어들며 기운이 떨어지고 닫힌 사고를 하게 된 기억이 남아있다. 2023년에는 작년의 경험을 보완하여 조금 더 대외적으로 활동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에 집중하고자 목표를 수립해 보았다. 한 줄로 정리해 보자면 매일 운동하며 체력을 키우고 프로그래밍 외적 영역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는 것이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 시간 동안의 수행 경험을 다음과 같이 소개해보고자 한다.

꾸준히 걷기 운동하기

매일 1시간의 걷기 운동을 했다. 저녁 시간 가볍게 산책한다는 마음으로 걸으면 하루에 3~4km 정도를 걸을 수 있었다. 주로 근처의 공원이나 상가 단지를 걸었던 것 같다. 걷기 운동을 통해 변화한 3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쌓을 수 있었다. 어떤 날은 기분이 너무 좋아서 밖으로 나가고 싶을 수 있다. 반대로 어떤 날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밖에 나가고 싶지 않을 수 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에는 감정에 동요되어 하루를 망치기 십상이다. 잠깐의 유혹만 이겨내어 몸을 일으키면 그날의 감정은 흘려보낼 수 있다. 하루의 계획 하나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갖고 다른 일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걷기 운동은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증명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다.

두 번째는 복잡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무언가 잘 안 풀리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책상 위에서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해법이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에만 집중하면 그 주변만 맴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걷기 운동을 하면서 머릿속으로 문제를 정리할 수 있었다. 문제가 정리되면 주변에 숨어있는 해결 단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걷기 운동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자신의 숨은 역량을 발굴해 주는 탐험가였다.

세 번째는 기초 체력을 보강할 수 있었다. 중요한 순간에 전력을 다하여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초 체력이 필요하다. 기초 체력이 부족하면 고지가 눈앞에 있어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걷기 운동을 하면서 부족한 기초 체력을 보강할 수 있었다. 체력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체에 대한 이해도 생겼다. 전력을 다하는 와중에도 페이스를 조절하여 멀리 갈 수 있도록 체력을 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걷기 운동은 멀리 갈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선생님이었다.

열거해 본 사항 외에도 걷기는 매력 있는 운동으로 생각한다. 특정 시간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이웃 주민들과의 안면이 생긴다. 가끔은 지인과 함께 걸으면서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해보기도 한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면서 행복해하는 강아지의 표정을 볼 수도 있다. 경쟁만을 하다 보면 세상 모든 게 차가 워보일 수 있다. 걷기 운동을 통해 일상에 소소한 따듯함을 채워나가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영어 실력 증명하기

영어 말하기 시험인 OPIc 성적을 취득하게 되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선 그 일을 잘 해낼 역량이 있음을 입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컴퓨터 공학 전공생이라고 프로그래밍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시야를 좀 더 넓히면 다양한 분야의 기회를 접할 수 있다. 기회의 폭을 넓힘에 있어서 OPIc 성적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성적을 얘기해 보면 IM2(Intermediate-2)를 취득했다. 시험에 대해서 소개해보며 어떻게 준비했는지 소개해보겠다.

OPIc을 선택한 이유는 수험자 친화적인 평가 환경을 제공해 준다는 점이다. 정기 평가 일정에 맞추어야 하는 타 시험 대비 상시 평가를 진행하여 수험자의 일정에 맞추기 용이하다. 시험의 주제나 난이도도 수험자가 선택할 수 있다는 맥락에서 자신의 진짜 어학 능력을 표현하기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시험장이 대중교통을 통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 있는 것도 선택의 이유 중 하나이다.

OPIc의 시험 방식은 단순하다. 시험의 서두에 수험자가 선택한 주제에 따라 제공되는 질문에 맞추어 영어로 대답하면 된다. 중간에 돌발질문으로 역할극을 요구할 수 있는데 시키는 데로 생동감 있게 연기하면 된다. 시험 방식을 보고 예측할 수 있겠지만 준비한다고 해결될 시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소의 어학 실력으로 본다는 마음으로 시험에 임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수험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시험을 활용할 수 있는 팁이 있다. 대화의 주제를 잘 대답할 수 있는 익숙한 분야로 좁히는 것이다. OPIc 홈페이지나 서점의 OPIc 관련 수험서를 살펴보면 사전 질문지와 빈출 주제를 살펴볼 수 있다. 빈출 주제를 보면서 익숙하게 대답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익숙한 분야가 시험의 질문으로 나올 수 있도록 사전 질문지를 작성해야 한다. 빈출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을 외우기보다 어떤 맥락으로 대답할지를 미리 생각해 두는 편이 좋다.

OPIc 시험을 보는데 도움이 되었던 경험들이 있다. 걷기 운동을 하면서 눈앞에 보이는 관경을 영어 문장으로 표현해 보는 연습을 했다. 영어 문장을 듣거나 보게 되면 무조건 입으로 따라 읽어보았다. 영어를 접하기 어려운 한국에서 영어와 친해지는데 큰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역할극의 경우 평소에 보았던 미국 드라마가 큰 도움을 주었다. 실제로 시험장에서 좋아하는 등장인물에 빙의해서 연기했던 기억이 있다. 대답이 떠오르지 않을 때 오디오를 채울 수 있는 영어 표현을 사용하거나 대화의 생동감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OPIc 수험료가 비싼 편에 속한다. 2023년 기준으로 약 8만 4천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청년을 위한 자격증 취득 비용을 지원해 주는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의 경우 경기도 청년 사업 포털인 잡아바 어플라이를 통해 자격증 취득 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었으니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청년 지원 사업을 꼭 찾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IT 기업 동향 파악하기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다. 자신을 알고 상대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로 손자병법에 찾을 수 있는 명언이다. 한동안은 컴퓨터 공학 이론이나 디자인과 같은 추상적 영역에 몰입했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에 관하여 수양하는 시간도 보냈었다. 한편으로는 이상을 좇으면서 현실에서 멀어진 측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혜롭게 앞으로 나아가고자 세상에 관하여 탐색하는 시간을 보냈다.

정보를 얻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몸소 보고 들으며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침 9월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디지털 미래혁신대전" 박람회에 방문해 보았다. 주요 IT 기업들이 모여서 회사를 소개하고 주요 솔루션에 관하여 홍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컴퓨팅 분야에서는 AI 모델, 로봇틱스 솔루션,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서비스, 보안 솔루션 등이 눈에 띄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의료 정보를 띄워주는 기술 등을 인상 깊게 살펴볼 수 있었다.

스타트업 부스에서는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서비스가 보였다. 서비스에 관하여는 친숙했던 터라 회사의 협업 문화나 채용 정보에 관하여 탐색했던 것 같다. 집중해서 보았던 부분은 원격 근무 영역이었다. 어떤 회사는 자체적인 협업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여 사무실 없는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상용 서비스와 비교하자면 게더타운과 유사한 콘셉트이었다. 원격 공간에 구현된 사무실에서 근무하다가 협업이 필요하면 동료의 자리로 이동하기도 한다. 회의는 화상과 오디오 정보를 고립시킬 수 있는 별도의 회의실 공간에서 진행한다. 어린 시절 교과서에 원격 근무가 머나먼 미래의 일처럼 묘사되었던 기억이 있는데 세상의 발전 속도는 정말 빠른 것 같다.

잡 테크 커넥팅 데이즈라는 이름으로 주요 IT 기업에서 연사 나와서 회사와 서비스를 소개하는 자리도 있었다. 구직 플랫폼 업체의 사례가 생각난다. 구직 플랫폼 업체는 추천인 제도를 통해 서비스가 성장해 온 모습을 소개했다. 앞으로 AI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의 커리어 개발을 돕는 서비스로 발전하는 비전을 공유했다. 평생직장이 없어진 시대에 누구나 커리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측면에서 멋진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크 분야의 주요 솔루션을 살펴본 후에는 시장 뒤에 숨겨진 동향을 살펴보고 싶었다. 정보를 수집한 방법은 크게 3가지이다. 먼저 뉴스이다. 한 분야의 깊은 정보를 얻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대신 거시적인 업황 정도는 파악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뉴스를 통해 눈에 띄는 상황을 마주치면 좀 더 상세한 정보를 얻고 싶어질 수 있다. 이때 사용한 방법은 해당 업계의 주요 업체를 탐색하는 것이다. 업체의 사이트를 살펴보며 주요 제품에 관하여 살펴본 뒤 해당 업체의 전자공시를 뜯어보면서 유용한 정보를 빠르게 파악해 나갈 수 있었다.

세상에 관하여 파악해 보면서 세상은 넓고 다양한 분야와 시장이 존재한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필자 스스로가 가진 역량을 활용해 어떻게 세상에 기여해 볼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알아나가야 하는 영역이 많은 만큼 살아가면서 겸손한 자세로 꾸준히 배우고 깨우쳐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iOS 개발자 경력 쌓기

하반기에는 우연한 기회로 iOS 개발자로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모든 과정이 쉽지는 않았으나 덕업의 일치를 이루었던 터라 새로운 배움도 개발도 즐겁게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 가장 신경 써서 관리해 온 영역이 있다. 바로 모든 배움과 경험 그리고 피드백을 기록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많은 양의 개념을 만나고 처리해내야 했다. 개발에도 투자할 수 있었던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별도의 시간을 내어서 새로운 개념을 학습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학습에도 전략이 필요했다. 필자는 업무 시간 중에 매일 노트 한 권을 들고 다녔다. 디테일한 설명이나 피드백은 모두 받아 적었다. 조금 더 파악해봐야 할 내용은 노트에 따로 표시해 두었다. 퇴근 시간 이후나 출근 시간 전에 노트에 필기해 둔 내용을 Notion에 다시 정리하면서 지식을 보충했다. 근거 자료를 찾아가면서 글을 쓰면서 설명하는 연습을 했다. 지식은 필요할 때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분류해 두었다. 이 방식을 통해 비교적 단시간에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나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성장에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매일 두 눈을 뜨고 있으나 자신의 코를 볼 수 없는 것처럼 혼자서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파악하기 어렵다. 마침 이번에 경험한 환경에서는 개발과 소통 등 다양한 관점에서 필자에 대한 피드백을 자주 받아볼 수 있었다. 코드 리뷰 시간을 활용해 개발 내용에 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업무 내용을 PT 발표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기에 소통 측면에서의 피드백도 받을 수 있었다. 칭찬도 좋았지만 부족한 점을 지적해 줄 때 발전의 기회를 준다고 느껴져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또한 개인적으로 동료나 사수님의 장점을 보면서 본받고자 노력한 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에 담긴 의미가 이런 것이었을까 돌이켜보게 된다.

출퇴근하면서 보았던 판교의 풍경이 생각난다. 사람들 정말 열심히 산다. 매일 아침 출근 시간보다 약 2시간 일찍 판교에 도착하여 하루를 준비했었다. 자주 다녔던 판교역 부근의 카페에는 매 아침시간마다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퇴근할 때 탔던 광역버스에서는 휴대전화로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필자 또한 많은 성장의 자극을 받았던 것 같다.

판교에서의 iOS 개발자 경험에 관하여 이전에 작성해 둔 회고록이 있다. 개발자 취업 등 좀 더 실용적인 경험 지식을 얻고 싶다면 다음의 글을 함께 봐주면 좋을 것이다.

• [회고] 안전한 현업 iOS 앱 개발 도전기 - Abstract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기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유시민 저자(글), 돌베개 [교보문고]

여느 때처럼 책을 구경하러 교보문고에 갔다. 베스트셀러 창구를 가보니 인문 분야의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인문 섹션에 있는 과학책이었다는 측면에서 역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관점은 책을 읽으면서 180도 뒤집어지게 되었다.

학창 시절 우리는 문과와 이과로 나뉘어 서로 상대방의 분야가 전혀 다른 세계에 있는 것 마냥 표현해 왔다. 교과서도 세부 과목이 나뉘어 과목 간에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 마냥 구분해서 배웠던 기억이 남는다. 이는 연구자들이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채택한 연구방법인 환원주의가 영향을 주었다. 환원주의는 복잡한 대상을 이해하고자 단순한 개념으로 쪼개나 가는 연구 방법이다. 단순한 것도 연구의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깊이에만 치중되어 본래 이해하려고 했던 것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연구자들이 과학이든 인문학이든 분야를 넘나 들며 소통하는 통섭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작년에 읽었던『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었기에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통섭의 관점에서 인문학적 질문을 과학적인 질문으로 치환하여 풀어보고 있었다. 질문은 자아를 형성함에 있어서 충분히 스스로에게 던져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가령 나는 무엇인지, 나는 왜 존재하는지 등 말이다. 특히 저자가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어본 경험을 토대로 인간의 존재 이유를 유전학적으로 풀어내는 대목이 인상 깊었다. 인간은 유전자가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생존 기계라는 관점이었다.

모든 종에게 유전자는 똑같은 명령을 내렸다. '성장하라. 짝을 찾아라. 자식을 낳아 길러라. 그리고 죽어라. 너의 사멸은 나의 영생이다. 너의 삶에는 다른 어떤 목적이나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인간은 목적을 추구한다. 살아서는 유전자의 굴레를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그 굴레에 묶여 사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 128쪽 발췌

인용 내용의 앞부분만 보면 인생이 참으로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다. 앞으로의 인생이 거스를 수 없는 운명에 갇혀버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이란 존재는 유전자의 명령을 넘어 목적을 추구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저 정해진 운명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 살아가는 이유를 부여하며 살아가면 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운명을 받아들인 체 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해나가며 나의 삶을 채워나가면 된다는 점에서 삶엔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핵심만 골라 배우는 SwiftUI 기반의 iOS 프로그래밍』- 닐 스미스 저자(글) 황반석 번역, 제이펍 [교보문고]

2019년 애플이 SwiftUI를 공개한 이후로 약 4년의 시간이 흘렀다. SwiftUI는 함수형 및 선언형 콘셉트로 애플 플랫폼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UI 개발 도구이다. SwiftUI가 탄생한 직후에는 버그 및 API의 불완전성 등의 사유로 상용 서비스에서의 채택이 미뤄졌던 것 같다. 현재는 SwiftUI를 통해서만 구현할 수 있는 애플 플랫폼의 핵심 경험들도 있고 프레임워크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다는 측면에서 상용 서비스에 채택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실제로 SwiftUI 활용 능력을 요구하는 개발자 채용 공고도 눈에 보이고 있다.

『핵심만 골라 배우는 SwiftUI 기반의 iOS 프로그래밍』은 iOS 16 SDK 환경에서의 SwiftUI의 핵심 기능을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는 가이드 북이다. 기술 학습에 있어서 애플의 공식문서와 WWDC가 기준이 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실용 서적을 통해 SwiftUI를 조망하며 새로운 프레임워크의 힘을 느껴본 후에 공식 문서를 통해 학습한다면 기술과 조금 더 빠르게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iOS 개발과 관련 기술 서적을 찾기 힘든 한국에서는 비교적 최신 기술을 담은 가뭄 속의 단비와 같은 서적이라고 생각한다. iOS 개발을 시작하려는 사람 혹은 앱 개발 기술의 새로운 관점을 경험해보고 싶은 iOS 개발자에게 이 책을 실용서로써 추천해보고 싶다.

2023년의 짧은 마무리 멘트

Good Bye 2023!

2023년은 여러모로 뜻깊은 해였다고 생각한다. 수년간 일상을 괴롭혀오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었다. 대학교와의 작별을 고하였다. 다양한 분야의 독서와 해외로의 여행을 통해 전보다 세상을 폭넓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성장하는 시간도 가져보았다.

2022년의 회고록을 잠시 되짚어 보았다. 스스로에게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올해에 새로운 일을 할 때도 항상 두려움이 앞서 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조금씩 용기를 내어 움직인 덕분에 삶의 많은 부분에 있어서 변화를 줄 수 있었고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2024년의 필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바로 안전한 곳을 벗어나라는 것이다. 올해의 교훈은 프로그래밍부터 삶까지 모두 다 안전한 곳을 벗어났을 때 빠르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몸소 경험했던 것 같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으니 기죽지 말고 앞으로의 삶을 잘 해처 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