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Tim Cook - 린더 카니 지음

Apple은 어떤 회사입니까?

Apple은 매년 3월, 6월, 9월, 10월 4차례에 걸쳐 진행해온 EVENT에서 새로운 세대의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해왔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CEO에 재임했던 기간 동안 Apple은 Event에서 기존에 보지 못했던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기존 데스크톱 컴퓨터 디자인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iMac(1998), 주머니 속에 1000곡을 넣을 수 있다는 캐치프레이즈가 사용되었던 iPod(2001), 터치로 조작할 수 있으면서 대화면을 갖고 있던 아이팟 터치와 휴대폰 그리고 인터넷 통신 기능을 하나의 장치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합쳤던 iPhone(2007), 출시 당시 넷북으로 불리던 인터넷 혹은 사무용 저사양 노트북을 대체하며 iPhone에서 사용된 터치 인터페이스를 확장시킨 iPad(2010)가 대표적인 제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혁신은 제품에서만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장치를 관리하면서 음원, 영상, Podcast, 책과 같은 미디어를 공급하는 iTunes, 응용 프로그래머들이 iOS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적인 기능을 활용하여 제작한 써드 파티 프로그램을 공급할 수 있는 App store가 만들어지면서 개인 방송,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 등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2011년 11월, Apple 사의 상징과도 같았던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던 일을 계기로 어떤 사람이 그의 뒤를 이어 Apple을 경영하게 될지 많은 관심이 모였습니다. Apple의 새로운 경영자가 된다는 것은 그저 잘 나가는 회사의 CEO가 된다는 것뿐이 아니었습니다. 전임 경영진의 그림자에 갇히지 않고 회사를 발전시켜나가야 하며 매번 Apple EVENT가 열릴 때마다 혁신을 기다리는 언론과 고객들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잡스가 "설탕물이나 팔면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습니까?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붙잡고 싶습니까?"라는 비장의 멘트로 설득하며 존 스컬리를 펩시 콜라에서 모셔왔지만 이후 회사의 경영 위기 끝에 스컬리가 잡스를 해고했던 사건이 있었던 만큼 외부 경영자 등용에 안 좋은 배경을 갖고 있었던 만큼 당시 언론에서 언급되었던 사람은 Apple 제품의 디자인을 담당하였고 오랜 기간 동안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일해온 조니 아이브(Jonathan Ive), iOS 소프트웨어 총괄 엔지니어링을 담당하면서 제2의 스티브 잡스라고 알려졌던 스캇 포스톨(Scott Forstall) 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CEO로 선택받은 후임자는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팀 쿡(Tim Cook)이었습니다.

린더 카니 | Tim Cook | 다산 북스 | 2019년 에 담긴 Tim Cook의 지난 시간을 보면서 회사의 전성기에 새로운 후임 CEO로써 선택되어 CEO로써는 더욱 큰 부담을 지게 된 그가 어떻게 회사를 이끌었는지 살펴보고 결론적으로는 지난해(2018) Apple을 1조 달러의 가치를 지닌 회사로 발전시킨 그가 Apple을 경영하면서 선택한 여러 가지의 결정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팀 쿡이 보여준 가치

책에 따르면 2017년 말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어느 재무 보고서에는 Apple을 경영하는 Tim Cook의 여섯 가지 핵심 가치가 조용히 피력되었으며 뒤를 이어 Apple의 웹 사이트에 사내 열람용으로도 개제 되었다고 합니다. Cook 본인이나 회사의 관계자 어느 누구도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었지만 2012년부터 이 서평을 쓰는 2019년 지금까지도 이 여섯 가지의 가치가 리더쉽 스타일에 반영되었고 경영자로써 Tim Cook이 행한 모든 일의 토대를 제공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섯가지의 가치와 함께 Tim Cook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공급자 책임

애플은 공급 사슬에 속한 사람들을 교육한 후 그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며 귀중한 환경 자원을 보전하도록 돕는다.

팀 쿡이 애플에 입사하기 전 IBM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가 IBM에서 처음 한 일은 JIT 방식의 복잡한 내용을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JIT 시스템이란 쉽게 말해 제고를 창고에 쌓아둘 필요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그에게 처음 맡겨진 직무는 제품의 조립 라인에서 쓸 부품을 조달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직무는 제품에 들어갈 모든 부품의 정확한 수를 파악하여 언제든 공장에 있도록 조치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쿡은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는 등 탁월한 직무 역량을 보여서 IBM 내부에서 높은 잠재력을 지닌 사람을 의미하는 HighPo(High Potential) 명단에 들기도 했습니다.

이후에 IE(인텔리전트 일렉트로닉스)라는 회사를 거쳐 이 회사의 공급사 중 하나였던 컴팩(Compaq)으로 이직하게 됩니다. 쿡은 근무한 지 6개월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주문 생산(Build To Order; BTO) 제조 모델을 도입하였습니다. 수요를 예상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쌓아두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주문을 받으면 바로 제품을 제조해서 유통시키는 방식입니다. 유통 과정 효율화(ODM)를 통해 절약되는 비용을 나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 쿡의 노력은 곧 경영 위기를 겪던 애플의 임시 CEO 였던 잡스의 눈에 띄어 애플로 이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쿡이 이직하던 시점의 Apple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의 엄청난 성공으로 96년 한 분기에만 실리콘 벨리 역사상 최대의 손실을 볼 정도였다고 합니다. 특히 제조 관리 부문에서 매번 컴퓨터를 출시할 때마다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고 자사 제품의 상당수에 비표준 부품을 사용하는 '맞춤 설계 방식'을 사용하여 더욱 생산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 제품을 생산하는 대형 공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비효율성 등등 엉망진창인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쿡은 애플의 살림을 담당하며 팀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장단점을 파악하며 최고의 인재들을 끌어모아 팀을 구성했습니다. 이렇게 7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만에 재고를 30일 치에서 단 6일 치 물량으로 줄이게 되었고 잡스가 제품 수를 줄이기 위해 차용한 '선택과 집중' 방식을 활용하여 함께 일할 소수의 공급 업체를 직접 발굴해냈으며 가능한 한 모든 부분에서 아웃 소싱을 단행했습니다.

아웃 소싱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 유연성을 마련하는 등 극적으로 효율적인 생산 및 공급 프로세스를 구축하게 되면서 애플은 쿡이 입사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흑자로 돌이킬 수 있었으며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쿡은 승진 사다리를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에 여러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애플 사의 위탁 생산 업체 중 하나인 중국의 폭스콘의 현실이 취재되면서 공급망 관리 방식에 변화가 오게 됩니다. 예를 들면 아이패드 하나를 완성하는데 5일 동안 325차례의 수작업이 동원되는데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시급으로 1.78달러를 받으며 식비로 끼니당 0.7달러를 지불하고 방한칸에 6인에서 8인을 수용하는 비좁은 기숙사에 머물며 월세로 17.5달러를 지불하고 있다는 보도를 들어보면 자사 제품을 생산하는 노동자가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팀 쿡은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곧바로 대응했습니다. 공급망에 관한 책임 윤리 아래 워싱턴 DC의 공정 노동 협회와 고용 계약을 체결하여 지속적인 보고서를 통해 노동 환경을 개혁하였고 골드만삭스가 주관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공급망에 불거진 노동자 학대 혐의'를 직설적으로 언급하며 근로자를 돌보지 않는 공급 업체는 어떤 곳이든 애플과 계약 해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으며 직접 폭스콘 현장을 방문하여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노동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의 성과물로 2014년 애플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그 해의 전자제품 업계 동향 보고서의 노동 환경 부문에서 세계 2위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업계 최대 성적을 얻게 되었습니다.

환경

애플은 환경에 대한 의무감을 바탕으로 제품의 설계와 제조에 임한다.

Apple 이벤트에서 새로운 제품이 소개될 때 함께 언급되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제품이 생산되고 폐기될 때 환경에 무해하게 처리된다는 점입니다. 최근 19년 3월 이벤트에서 수년만에 리뉴얼된 Macbook Air 및 Mac mini 제품의 사례가 생각납니다. 이 제품들의 특징 중 하나가 아이폰과 같은 장치를 생산하면서 남은 알루미늄을 재활용하여 제품을 생산할 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Apple 은 수년 전부터 제조 공정에서 제품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인 폐쇄 루프 공급망을 기획하고 준비해왔다고 합니다. 이러한 공급 방식을 기획하게 된 배경을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더니 Apple에서 출시하는 제품의 디자인의 패밀리 룩으로 알루미늄 재질의 몸체에 단순한 디자인 그리고 Apple 로고를 담은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러한 디자인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구로부터 더 많은 알루미늄을 체 굴하고 제련 및 가공해야 하는데 인간의 소비를 위해서 유한한 자원을 계속 채굴하는 방식 및 금속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이산화탄소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지속 가능한 발전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 제품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작은 변화가 합쳐져서 놀라운 혁신이 발생하게 됩니다. 16년과 18년 두 차례에 걸쳐 Apple은 리암(Liam) 및 데이지(Daisy)라는 로봇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 로봇들은 아이폰을 분해시키는 로봇이었는데 목적은 부품을 재활용하여 폐쇄 루프 공급망에 기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로봇을 통해 수거된 주석 및 알루미늄 등을 재활용하여 땜질을 하거나 제품의 알루미늄 몸체를 만들 때 사용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알루미늄을 재사용하면서 돌아오는 환경적 이점이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알루미늄과 같은 금속을 가공하면서 발생되는 온실가스는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21%에 해당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라고 합니다. 폐쇄 루프 공급망은 유한한 자원을 지켜주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도 기여하고 있었습니다. Apple 은 더 나아가 알루미늄의 가공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대신 산소를 배출하는 가공방식을 개발한 알코아라는 회사와 손을 잡고 공급망의 친환경 생산 프로세스에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Apple의 환경적 책무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그리고 맥 사용자들이 Apple 생태계의 장점을 골라본다면 단연 iCloud가 그중 하나일 거라 생각합니다. 애플은 iCloud라는 서비스로 이러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 전 세계에 안정적인 클라우드 컴퓨팅을 제공하기 위해선 엄청난 전력을 사용하는 데이터 센터가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석탄을 기반으로 한 값산 에너지를 제공하는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세운다는 계획을 세워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지적을 받기도 하였지만 Apple 은 친환경 사용자의 데이터를 운용하면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예를 들어 오바마 행정부에서 4년간 환경 청장을 지낸 리사 잭슨을 임원으로 등용하였고 태양 에너지 및 풍력 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에 투자하여 데이터 센터를 유지하고 공급업체에 필요한 전력으로 사용하게 했습니다. 결국 18년 4월 애플은 지구의 날에 맞추어 "이제 세계 전역의 애플 시설에 대해서 100% 재생 에너지가 가동된다"라고 놀라운 성과를 발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프라이버시와 안전

애플은 프라이버시가 인간의 기본권이라고 믿는다. 애플의 모든 제품은 처음부터 사람들의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설계된다.

팀 쿡은 스스로 "익명성을 선호"하며 "사생활을 매우 중시한다"라고 말해왔습니다. 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생각은 애플의 CEO직을 맡은 이래로 애플의 철학에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가치가 되었으며 제품 및 서비스에 그대로 녹아들었습니다.

"애플은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서비스를 보호하거나 유저의 경험을 맞춤화할 때만 정보를 수집합니다. 우리는 프라이버시가 인간의 기본권이라고 믿기 때문에 모든 애플 제품은 최소한으로 유저의 데이터를 수집 및 이용하고, 가능한 기기 내에서 처리하며 유저의 정보에 대해 투명성과 통제권을 부여하도록 설계됩니다."

- iOS 11.3 업데이트 환영 통지문 발췌

iT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원으로 사용되는 데이터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Google이나 Facebook과 같이 이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광고 서비스로 돈을 버는 기업들이 등장했습니다. Apple도 최근 이벤트를 통해 기존에 제품을 만들어 혁신하는 방법에서 확장하여 Apple TV+, Apple Music, Apple Card와 같은 서비스 제공자로서 발전하기 위한 비전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개인정보에 접근할 때 다른 기업과 다르게 정보 접근에 대한 개인의 권리를 강조합니다. Apple이 이렇게 발전하기까지 모든 길이 순탄하게 풀렸던 것은 아니기에 과거에 있었던 스캔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가끔 뉴스 속보를 보다 보면 미국에서 발생한 여러 총기 난사 사건이 보도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16년 2월에 애플에는 15년 12월 14일 14명의 목숨을 빼앗아간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 사이드 파룩의 아이폰을 열 수 있는 백 도어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FBI의 수사를 도우라는 법원의 요청을 담은 치안 판사 명의의 명령장이 날아왔다고 합니다. 백도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배포했을 때 최악의 경우에는 정보가 오남용 되거나 유출 및 도난당할 수 있어서 수억 명의 Apple 제품 사용자들의 보안에 구멍이 뚫려버릴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애플은 과거부터 거절해왔었지만 이번 명령장의 경우 샌버나디노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상세하게 적으며 매우 합리적인 요청임을 담은 탄원서 형태로 전달되어서 Apple이 이를 거절했을 때 테러 위협을 밝히기 위해 찾고 있는 자료들을 내어줄 수 없다는 형태로 와전되어 전달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Apple은 항상 프라이버시를 옹호하고 시민자유의지론에 손을 들어주는 기업으로 홍보되어왔지만 하루아침에 테러범을 돕는 입장으로 바뀌어버렸으니 팀 쿡의 결단이 회사의 명운을 가릴 만큼 중요해지는 순간이 온 것입니다. 팀 쿡은 다음날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은 결코 테러범을 지원할 마음이 없으며, 유저 프라이버시를 옹호하는 것뿐이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보이는 공개서한을 언론에게 보냈습니다. 이후 iOS 8 업데이트를 통해 애플 스스로도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도록 암호화하는 기능을 추가하였습니다. 예상대로 애플은 언론 및 정치인에게 뭇매를 맞았고 특히 현재 미국의 대통령을 지내고 있는 트럼프는 이 사건을 계기로 애플 불매 운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팀 쿡은 특유의 차분함과 함께 여러 방송사의 생중계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며 전세를 역전시켜나갔습니다. 이렇게 이러진 소송전에서 애플은 승리하였고 FBI가 소송을 취하하면서 사건은 깔끔한 마무리 없이 기술이 진보할 때마다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수 있는 논쟁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포용성과 다양성

애플은 각기 다른 다양한 팀이 존재해야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2014년 팀 쿡은 <블룸버그>에 [팀 쿡이 거리낌 없이 밝힙니다]라는 기고문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이 '게이'(동성애자) 임을 밝히며 자신이 게이이기에 공감 능력을 크게 키울 수 있었고, 나름의 삶의 경로를 따라 편견과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는 자신감도 갖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Apple의 CEO가 게이라는 소식이 자신의 성 지향성과 관련해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또는 혼자라고 느끼는 누군가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나 위로가 될 수 있다면, 혹은 자신의 평등성을 주장하는 누군가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이것은 내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희생하더라도 밝힐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팀 쿡의 소신이 발표되면서 Apple의 팬들과 기술 업계, 더 나아가 전 세계 언론에 빅뉴스로 다뤄지면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제가 이 소식을 들었을 때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람들이 무언가 선택을 하거나 결정을 내릴 때 "다수결의 원칙"을 내세우며 소수 집단의 소리를 무시해왔는 데 성공한 기업가가 자신이 소수자임을 밝히면서 그들에게 줄 꿈이 얼마나 클지 생각만 해도 놀라운 일입니다. 팀 쿡의 성적 지향은 Apple Watch의 PRIDE 루프, PRIDE 행사 등을 통해서도 표현되고 있었으며 평등성과 다양성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애플의 제품이 실로 대단한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 엔지니어와 컴퓨터 공학자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술가와 음악가도 있지요. 바로 그런 공학과 인문학의 교차가 마법과도 같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근원입니다."

팀 쿡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직장 내 다양성'은 Apple의 혁신 전략 중 하나입니다. 그는 다양한 인력이 그 자체만으로 이로울 뿐만 아니라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도 여러 목소리와 경험을 녹여 애플의 혁신을 돕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쿡은 애플의 간부직에도 보다 많은 여성과 유색 인종을 앉히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많은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외에도 '연례 포용성 및 다양성 보고서'를 도입하여 회사와 임원들이 늘 경각심을 잃지 않도록 하였고 Apple의 광고에도 유색 인종을 꾸준히 늘려가며 등장시켰으며 제품 발표회 무대에 서는 여성 혹은 장애인의 수도 늘렸습니다.

Apple의 노력은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임원들의 비율을 살펴보아도 여전히 인종과 성별 구성을 보면 백인 남성이 대부분이라 그의 생각만큼 다양성을 따라가지 못했으며 유색인종마저도 대부분 저임금 소매 매장에서 일하며 파트타임인 경우가 많아 복리후생의 혜택이 적고 보다 나은 직무로 올라갈 기회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껏 이룬 성과가 자랑스럽지만, 해야 할 일이 훨씬 많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 Apple 다양성 보고서

교육

애플은 교육이 인간의 기본권이며, 모든 사람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기업에 다양하고 능력 있는 인재가 수급되기 위해선 파이프 라인을 잘 구축하는 게 중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미국에서 앞으로 증가할 일자리의 대부분은 기술 분야에 속해 있었지만 산업 공학자 가운데 여성 인력은 고작 17.1% 불과했다고 합니다. 팀 쿡의 모든 직급에서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하여 취업 준비생 중 여성과 소수집단이 부족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비영리 교육단체 등에 투자하고 장학 제도를 운영하였습니다. 외에도 파이프 라인을 확장하기 위해 대학에서 거슬러 올라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와도 손을 잡았습니다.

"이 아이들은 디지털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학교에 들어가 아날로그 환경만을 접한다면 학습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아이들의 창의력 향상에는 또 어떤 도움이 되겠습니까. 이 지역 학생들은 이제 디지털 환경을 갖추었으니, 계속해서 열악한 학교들에 초점을 옮겨야 합니다. 이런 일은 정말 기분 좋게 만들어줍니다."

팀 쿡에 따르면 그가 훌륭한 공립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미국에 많은 학생들이 훌륭한 공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불공평한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교육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오바마 행정부의 미국 전역의 광대역 연결 정책을 옹호하였으며 '누구나 코딩할 수 있다(Everyones Can Code)' 교육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습니다. 이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애플에서 개발한 프로그래밍 언어인 Swift를 활용해 코딩을 가르치는 포괄적 커리큘럼을 제공합니다.

"내가 만약 프랑스 학생이고 10살이라면 나는 영어보다 코딩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를 배우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코딩이 그만큼 지구 상 70억 인구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데 좋은 언어가 되어준다는 뜻입니다. 내 생각에는 전 세계 모든 공립학교에서 코딩을 필수 교과로 지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Swift라는 언어를 통해 누구나 쉽게 코딩에 접근하도록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제품이 사용하기 쉬운 것과 마찬가지로, Swift 역시 배우기가 쉬운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pple은 책임 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기업이 그저 수입과 이익을 창출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애플은 오프라인 매장인 Apple Store에서 무료 코딩 워크숍을 제공하고 있으며 매장에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아이패드의 Playground 앱을 통해서도 코딩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또한 iOS 프레임워크에 ClassKit과 Schoolwork를 기본적으로 탑재하여 아이패드가 교사와 학생을 이어주는 훌륭한 교육 도구로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렇듯 Apple은 여성 및 소수 집단을 위한 교육 분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었습니다. 교육 분야를 혁신하면서 Apple 은 다양성 증진이라는 목적에도 한걸음 더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접근 가능성

애플은 접근 가능성이 인간의 기본권이며, 모든 사람이 기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소수 집단을 존중하는 팀 쿡의 생각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접근 가능성으로도 확장되었습니다. 이는 Apple 제품의 사용자 경험에도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각 장애인이나 청각 장애인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화면의 글을 읽어주는 Voice Over 기능을 탑재하거나 25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는 점자 키보드를 탑재한 점, 청각 장애인이 전화가 걸려왔음을 확인하 수 있도록 LED를 점멸시켜주는 기능, 청각 장애가 있는 사용자가 수화를 사용하여 통화할 때 사용되는 Facetime, 시각 장애인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아이폰의 카메라가 안면 인식 기능과 보이스 오버 기능을 제공해 피사체를 확인한 다음 사진을 찍도록 소리로 알려주는 기능 더 나아가 애플 워치 유저가 휠체어에서 자신의 운동 내역을 추적할 수 있는 기능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제품의 접근 가능성을 높이다 보면 때로는 손실을 마주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제품을 이용하는 모든 이에게 놀랍고도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고자 제품을 설계합니다. 결단코 투자자본수익률 따위는 분석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온당하고 옳은 일이기에 하는 겁니다. 그것이 바로 인간 존엄성에 대한 존중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애플에서도 특히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입니다."

Apple의 Event에서도 종종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경험을 담은 영상이 나오거나 발표 무대에 휠체어를 탄 사람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팀 쿡의 생각은 Apple의 장치를 접근 가능성을 통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품은 장치로써 세상을 혁신하고 있었습니다.

글을 마치며

팀 쿡 시대 Apple의 6가지 가치(공급자 책임, 환경, 프라이버시와 안전, 포용성과 다양성, 교육, 접근 가능성)들과 그가 믿었던 선의의 힘은 Apple 제품을 혁신하는 것을 넘어 지구촌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었습니다. 팀 쿡이 애플로 이직하여 회사를 회생시킬 때 선택한 아웃 소싱을 통한 경영 효율화 정책은 경영학적으로는 훌륭한 모델이었고 짧은 기간 동안 흑자로 돌이키도록 만드는데 기여했지만 노동 윤리적으로 많은 단점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최고의 Apple CEO가 될 수 있었고 Apple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공급자 책임을 통해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알려왔고 친환경적인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했으며 소수 집단을 위하여 다방면으로 투자하는 등 사회를 옳게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혁신하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CEO로써 보여준 정책들은 기업에서 만의 내용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고민해봐야 할 내용도 꽤나 존재합니다. 2019년의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대기, 수질과 같은 환경오염에 직면하고 있으며 최저임금과 근무 시간을 대표로 한 노동 처우 문제, 유교적 문화에 담긴 여성 및 소수 문화 차별 문제 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효율적이라고 포장된 더 적은 것을 얻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