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 2023년 회고 3부작 - 1부 상반기 (1월 ~ 4월)

Overview

2023년 한 해 중 상반기 (1월 ~ 4월)의 핵심 경험을 회고해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생각해본다.

일본 홋카이도 여행

일본 북부 지역인 홋카이도에 다녀왔다. 대표 도시인 삿포로를 중심으로 주변 도시 지역인 오타루, 비에이 지역을 여행하였다. 홋카이도 여행은 인생 첫 번째로 해외에 나가보는 경험이었다. 가장 걱정했던 영역은 사회 문화적 차이와 언어적 장벽이었다. 여행 전에는 여행지의 주요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예약해두어야 했다. 각종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예약하고 전화를 걸어서 예약 일정을 확인했다. 현지에 도착한 후에는 일단 부딪혀 보자는 생각으로 아주 짧은 생활 일본어 몇 마디와 영어로 소통했다. 다행히도 걱정했던 만큼의 어려운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호텔에서도 물건을 구입할 때도 대부분 영어로 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현지인들과 대화를 해보면서 소통의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오타루에서의 경험이었다. 홋카이도 3대 야경이었던 오타루의 텐쿠산 전망대 올라가서 야경을 보고 싶었다. 문제는 구글맵으로 교통편을 찾아봐도 자세한 이동 정보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오타루역에 한 마을버스 기사님께 교통편을 여쭤봤다. 버스와 시간까지 자세하게 알려주셨다. 어찌어찌 버스를 타고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에서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야 했는데 안내원 분이 영어를 전혀 못하시는 분이었다. 번역기와 몸짓을 동원하여 로프웨이 시간과 위치를 알 수 있었다. 당시에는 이게 무슨 허튼짓인가 생각했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 전혀 다른 배경의 사람들과 이해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해 본 경험으로써 가장 의미 있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홋카이도 여행 경험은 가장 큰 변화를 주었다. 바로 생각의 확장이다. 여행 전에는 일본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일본을 여행하면서 본 사회 문화를 보면서 생각이 좀 바뀌게 되었다. 여행을 가기 전에 일본과 관련된 대중문화 정보를 검색해보았다. 특히, 음악을 들으면서 충격받았다. 대중문화 장르의 다양성과 시적 표현에 있어서 대한민국을 압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 분야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있었다. JR을 타면서 노선도를 보았다. 노선도에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횡단보도나 지하철 역사 출입구를 알리는 특유의 소리도 있었다. 모두 사회 취약 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도시 디자인의 일종으로 생각한다. 놀랍게도 일본에서는 외국인이었던 필자에게도 도시 접근성을 높여주었다. 여기서 소개한 내용은 극히 일부이다. 일본은 한국의 역사적 맥락에서 과오가 있음에도 배울 점이 많은 국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홋카이도 여행에 관하여 이전에 작성해 둔 회고록이 있다. 여행에 대한 정보 등 좀 더 실용적인 경험 지식을 얻고 싶다면 다음의 글을 함께 봐주면 좋을 것이다.

• 2023년 1월 일본 홋카이도 여행기 (+🍯꿀팁)

iOS 앱 설계 퓨전 레시피 연재

Apple의 macOS와 iOS에는 Books라는 독서앱이 존재한다. Books 앱에는 iOS 개발자가 애플의 앱 기술과 의도를 살펴볼 수 있는 온라인 서적을 볼 수 있다. 바로 『Develop in Swift』 시리즈이다. 책은 3가지 구성으로 되어있다. 먼저 Swift 프로그래밍 언어에 관한 기초를 잡는다. 다음으로 Xcode 와 인터페이스빌더를 활용한 앱 개발 환경에 익숙해진다. 마지막으로 UIKit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복잡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성하고 서버와 클라이언트 간의 통신을 구현해 보는 등의 실전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술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단순히 개발 기술을 경험해 본다는 점 이상으로 모든 iOS 개발자가『Develop in Swift』시리즈를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발 공부를 하면서 애플이 제공하는 기술과 API 사용법에만 매몰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싶다. 필자가 생각하는 기술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는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의도와 이유를 담아서 설계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술에 담긴 개발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면 도구를 잘 활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측면에서『Develop in Swift』시리즈에는 기술의 의도와 함께 실제 응용 사례를 함께 볼 수 있어서 실용적인 개발 서적이라고 생각한다.

iOS 앱 설계 퓨전 레시피는 앞서 소개한 애플 서적을 독서하면서 필자만의 앱 설계 경험을 함께 녹여보고자 연재하였다. 단순한 기능 구현을 넘어서 코드의 재사용성을 높이도록 프로토콜을 활용해 추상화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UIKit의 현대적인 API를 사용하여 UI 코드를 단순화시켜서 개발해보았다. UIKit 환경에서 반응형 설계 구조를 구현하기 위한 함수형 API를 사용해보고자 Combine도 적용해보았다. 서버와 클라이언트 통신 구조를 구현하고자 서버 측에서 사용되는 Swift 프레임워크인 Vapor를 사용해보았다. 연재 중 발생한 산출물을 추후 프로젝트에 사용할 수 있도록 Swift Package Manager를 통해 모듈화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iOS 앱 설계 퓨전 레시피의 연재 경험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된 개발 지식 저장소를 얻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iOS 앱을 개발하거나 기존의 기능을 유지보수하는 경우에 자주 접하는 개념이 존재할 수 있다. 레시피 글을 통해 기술이 사용되는 전체적인 맥락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공식 문서에서 필요한 부분을 빠르게 찾아보는 탐색 방식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앞으로의 개발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영문으로 작성된『Develop in Swift』시리즈를 읽는 것이 불편한 한국인 개발자라면 필자의 iOS 앱 설계 퓨전 레시피를 정주행해볼 것을 권장한다.

• [Challenge] 🛠️ iOS 앱 설계 퓨전 레시피 1부 - 조감도

마지막 학부 수업 - 법 (法) 분야

대학교 졸업을 앞두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사항이 있다. 마지막 학기에 무슨 수업을 들을지에 관한 내용이다. 마침 졸업 요건을 거진 채웠다는 핑계로 들어보고 싶었던 과목 하나를 고르게 되었다. 바로 법(法) 교양을 가르쳐주는 강좌였던 "시민사회와 법"이었다. 강좌의 흐름을 소개해보겠다. 먼저 판결문과 제정법을 어떻게 읽는지 익히면서 법체계를 배운다. 소송 절차가 어떤 구조로 진행되는지 살펴본다. 실생활에서 자주 발생하는 근로계약과 재산권을 개념을 살펴보며 민법의 주요 내용을 훑어본다. 판례를 중심으로 형법의 주요 내용을 훑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마지막의 학부 수업으로 법 교양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주요한 이유는 세상으로 나아가는데 꼭 필요한 도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장 회사를 다니는 것조차 시작하기 위해선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법률 행위를 하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개념인 자산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이렇듯 인생을 구성하는 다수의 중요한 일들이 법 제도권 위에서 돌아간다. 법을 알지 못했을 때 올바르지 못한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제도권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잘못된 판단을 줄이기 위해서는 법에 대한 기초 지식이 필요했다. 물론 한 학기의 법 교양 수업으로 법에 관한 심오한 이해를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법 교양 수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이제 나에게 법이란 앞으로 삶을 삶아가는데 큰 도움을 줄 버팀목 지식이 되었다. 다음은 필자가 느낀 3가지 변화이다.

첫 번째는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법적 분야의 뉴스에 대한 해상도가 높아졌다. 몇 가지 사례를 생각해보았다. 국회에서 각 분야별 위원회를 거쳐 본회의 표결 사항에 관한 소식을 볼 수 있다. 정부 이송된 법률안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소식도 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법률안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사안이다. 힘든 과정을 모두 통과한 법률안은 대한민국 전자 관보를 통해 공표된다. 이들은 새로운 입법 사안이나 기존 법의 개정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사안이다. 소송 과정에서 법률을 해석할 때 기존의 판례가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다. 특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판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겨진다. 뉴스에서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법률의 해석 관점에서 더욱이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가끔씩 헌법 재판소에서 발생하는 법률에 대한 위헌 소송이나 위정자에 대한 탄핵 소추안 등에 대한 뉴스를 보며 직접 판결문을 찾아보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살면서 종종 만나게 되는 각종 서류에 대한 문해력이 높아졌다. 기존에는 서류의 문구에 관하여 자세히 살피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향이 있었다. 대단히 위험한 행동인지도 모르고 그랬던 것 같다. 이제는 서류의 작은 문구도 꼼꼼히 검토한다. 의미를 생각해 보고 의문이 생기는 부분에 관해 확인하는 습관을 들였다. 다행히도 이제까지는 작성했던 서류 때문에 인생이 피곤해지는 불상사를 겪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변에서 종종 분쟁이 발생하는 사례를 볼 수 있었던 만큼 앞으로도 조심해서 나쁠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파악해야 할 때 유관 법률도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회사가 설립되는 영역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구성하는 영역까지 연관된 법률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특히 정부 기관이 행정 집행을 할 때는 반드시 법적 근거가 있어야 가능하다. 따라서 새로운 일을 해야 할 때 "이것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를 물어보는 일이 줄어들었다. 유관된 법률을 여러 번 읽어보면서 "무엇을 파악해야 하는가?"에 집중하게 되었다. 절차 지향형 사고에서 탈피하여 목적 지향형 사고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정보 취득부터 새로운 일에 대한 추진까지 좀 더 주도적으로 생각하는 역량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상반기 추천 도서 - 경제 분야

『모르면 호구되는 경제 상식』- 이현우 저자(글), 한스 미디어 [교보문고]

2023년 한 해 동안 자주 접한 뉴스 토픽이 있다. 바로 경제 침체와 연관된 소식들이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를 견디고자 시행했던 달러화 양적완화 정책을 수습할 필요가 있었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공격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했다. 시장에 풀린 유동성 자본이 줄어들면서 IT 분야 주요 대기업들은 고용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대량 해고를 감행하고 있었다. 세계 긴축 경제의 흐름은 대한민국에도 영향을 주었다. 국내 IT 기업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대한 채용계획을 축소하거나 철회하는 방향으로 경영하고 있으며 기존 인원에 대한 구조조정도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소식이 귀에 들어왔다.

슬픈 소식이 들려올 때면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경제 침체의 시기가 하필이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할 시즌에 와버린 것일지 말이다. 하지만 가만히 머무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어느 자기 계발 교양서적에 적혀있을 법한 생각이 떠올랐다. "위기가 기회이니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보자"라는 생각처럼 말이다. 마침 경제가 동작하는 시스템을 알고 뉴스 동향을 살펴보면 앞으로 나아갈 길을 계획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에서 경제 지식을 쌓는 방법을 검색해보았다. 한국은행의 금융경제용어 700선 등을 외우는 것을 추천하는 글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필자가 학습하는 방식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본주의 시스템이 동작하는 원리를 알고 있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점에서 자본주의 시스템의 원리를 설명해주는 경제 서적을 찾아보았다. 마침『모르면 호구되는 경제 상식』책의 목차가 눈에 띄었다.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서 통화가 발행되는 것부터 시작하여 시중 은행을 중심으로 시장에 돈이 도는 흐름을 조감해주었다. 금리 변동이 주식, 부동산, 채권 등의 시장에 주는 영향을 보여주었다. 물가, 국제수지, 실업률 등 국가 단위의 거시 경제 단위를 보여주었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사용되는 기초 회계 지식과 근로자가 경험할 수 있는 금융 제도권 체계인 최저임금제와 고용보험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였다. 미국이 금융 패권을 쥐게 된 배경과 일본이 저성장의 늪에 빠지게 된 배경 등 국제단위의 거시 경제를 보여주었다. 마무리로 앞으로 미래를 이끌 신기술 및 금융 트렌드에 관하여 소개하였다. 아래의 내용은 책을 읽고 나서 필자가 느낀 2가지 변화이다.

첫 번째는 일개의 개인이 한국은행 홈페이지를 들어가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대한민국의 화폐정책을 관리하는 중앙은행 기관이다. 시장의 물가안정을 목표로 통화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한다. 개인의 피부에 와닿는 원화 기준금리에 대한 결정도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루어진다. 금융 전문가가 분석한 앞으로의 주요 경제 전망을 볼 수 있는 보고서들도 볼 수 있다. 각종 통계 데이터를 중심으로 경제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으며 시중 뉴스에 보도되지 않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더욱 공신력 있는 자료들로 무장하여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점도 인생의 무기가 되어주었다.

두 번째는 기업을 분석할 때 회계 자료를 살펴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자체 사이트 혹은 dart 전자공시를 통해 기업의 각종 회계 및 운영 정보를 공개한다. 개인이 기업의 회계자료를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서 은행을 생각해보자. 은행법에 따르면 은행업은 예금을 받거나 유가증권 또는 그 밖의 채무증서를 발행하여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채무를 부담함으로써 조달한 자금을 대출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고객의 예금을 대출해주어 예대 금리차를 발생시켜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고객의 예금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은행이 고도의 수익률을 추구하고자 모두 대출해주었다고 가정하자. 고객이 예금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뱅크런으로 이어져 은행이 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려면 BIS 등의 회계 지표를 통해 은행 건전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재정 건전성이 높은 은행에 돈을 예치시켜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마무리

상반기의 주요 여행과 강의 수강 및 독서 경험을 공유하며 어떤 변화를 느낄 수 있었는지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앞서 소개한 경험을 시작할 때는 의미 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 건 아닐지에 대한 의구심이 가득했다. 시간이 흘러서 돌이켜보면 작은 변화가 쌓여서 큰 변화를 일구어내는 것 같다. 오늘도 한걸음 한걸음 미래를 위해 내딛는 독자분들을 응원한다!